🚨 은행 수익성 위기
초보자를 위한 오늘의 경제 뉴스 | 2025.08.22
0️⃣ 순이자마진 하락에 비이자이익 확대로 돌파구 모색
📌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이중고에 은행들 "전통적 수익 모델 한계"
💬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수익성 악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전통적인 예대마진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기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모두 NIM이 하락했고, 하나은행만 소폭 상승에 그쳤다. 특히 요구불예금 감소로 저비용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은행채 발행 등 고비용 조달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수수료 사업 등 비이자이익 확대와 기업대출 강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1️⃣ 쉽게 이해하기
은행이 돈을 버는 기본 원리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은행은 고객들에게서 낮은 이자로 예금을 받아서 높은 이자로 대출해주는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올렸는데, 이제 이 방식이 한계에 부딪힌 것입니다.
은행의 수익 구조를 간단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은행은 고객들로부터 예금을 받을 때 1-2%의 이자를 주고, 대출할 때는 3-5%의 이자를 받습니다. 이 차이가 바로 은행의 이익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억원을 1%로 예금받아서 4%로 대출해주면 3%인 300만원이 은행의 수익이 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구조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첫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대출 이자도 함께 내려갔습니다. 은행이 받을 수 있는 대출 이자가 줄어든 것입니다. 둘째,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대출해줄 수 있는 양 자체가 줄어든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예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자 사람들이 낮은 이자의 은행 예금보다는 주식이나 펀드 같은 다른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요구불예금'이라고 불리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 예금은 이자가 거의 없어서 은행 입장에서는 거의 공짜로 쓸 수 있는 돈이었는데, 이것이 빠져나가면서 은행은 더 비싼 비용을 들여 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결국 은행들은 '벌어들이는 돈은 줄고, 조달하는 비용은 늘어나는' 이중고에 빠진 것입니다. 이를 전문용어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찾고 있는 해결책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비이자이익' 확대입니다. 예대마진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산관리 서비스, 카드 수수료, 기업 컨설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벌겠다는 전략입니다. 둘째는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늘리는 것입니다. 기업대출은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은행들이 기존의 단순한 '돈 빌려주기' 사업에서 벗어나 종합금융서비스 회사로 변신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경제 용어
📕 순이자마진(NIM)
순이자마진은 은행이 자산 운용으로 얻은 이자수익에서 예금 등에 지급한 이자비용을 뺀 순이자수익을 총 운용자산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 은행의 핵심 수익성을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 NIM이 높을수록 은행이 효율적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일반적으로 2% 내외가 적정 수준으로 여겨지며, 1% 후반대로 떨어지면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 요구불예금
요구불예금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는 예금으로, 보통예금이나 당좌예금이 대표적입니다.
- 이자가 거의 없거나 매우 낮아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 비용이 거의 없는 자금입니다.
- 경기가 좋을 때는 늘어나지만 금리가 오르거나 다른 투자처가 매력적일 때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 요구불예금이 줄어들면 은행은 더 비싼 정기예금이나 은행채로 자금을 조달해야 합니다.
📕 비이자이익
비이자이익은 예대마진이 아닌 수수료, 자산관리, 투자은행업무, 카드사업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입니다.
- 대출과 예금의 이자 차이에 의존하지 않는 수익원으로 은행 경영의 안정성을 높여줍니다.
- 신용카드 수수료, 자산관리 수수료, 기업 M&A 자문료, 외환 거래 수익 등이 포함됩니다.
- 선진국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비중이 50% 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 예대마진
예대마진은 은행이 고객에게 대출해주는 금리에서 예금에 지급하는 금리를 뺀 차이를 말합니다.
- 은행의 전통적이고 가장 기본적인 수익원입니다.
- 예대마진이 클수록 은행의 수익성이 높아지지만, 너무 크면 사회적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금리 환경, 경쟁 상황, 규제 정책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동합니다.
3️⃣ 원리와 경제 전망
✅ 금리 인하 사이클과 은행 수익성 압박
기준금리 하락이 은행 수익 구조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첫째, 금리 인하는 은행의 이자 수익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중 대출금리도 함께 내려갑니다. 기존에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좋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이 그만큼 감소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에서 3.5%로 0.5%포인트 떨어지면, 100억원 대출 기준으로 연간 5,000만원의 이자수익이 줄어듭니다. 이런 식으로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수익이 감소하면 은행의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둘째, 예금 조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조달 비용은 오히려 올라갈 수 있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고객들이 은행 예금보다는 주식, 펀드, 채권 등 다른 투자처로 자금을 이동시킵니다. 특히 거의 이자를 주지 않는 요구불예금의 유출이 심각한데, 이는 은행의 가장 저렴한 자금원을 잃는다는 의미입니다. 은행들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거나, 은행채를 발행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이런 방법들은 모두 조달 비용을 높입니다. 결국 '받는 이자는 줄고 주는 이자는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셋째,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 수요 증가와 함께 부실 위험도 높아집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돈을 빌리기 쉬워져서 대출 수요가 늘어납니다. 하지만 동시에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도 대출에 접근하기 쉬워져서 장기적으로는 부실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은행들은 이를 대비해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는데, 이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됩니다. 또한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수요는 있지만 실제로는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은행들의 수익성 압박은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문제가 됩니다.
✅ 대출 규제 강화와 성장 동력 제약
가계대출 규제가 은행의 사업 모델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로 대출 대상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DSR 40% 규제가 적용되면서 연소득 5,000만원인 사람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2,000만원을 넘을 수 없습니다. 이는 대출 가능 금액을 크게 제한하는 효과가 있어, 많은 잠재 고객들이 대출에서 배제됩니다. 특히 집값이 비싼 수도권에서는 중산층조차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졌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가장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금융당국이 각 은행별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제한하면서, 한정된 대출 한도를 놓고 은행들 간 경쟁이 격화되었습니다. 우량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부대 조건을 완화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은행들의 마진을 더욱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대출 심사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해야 하므로 영업 비용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셋째, 은행들이 기업대출과 해외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가계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기업대출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대출, 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화 금융 등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 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하지만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부실 위험이 높고, 해외 사업은 환율 변동이나 현지 규제 변화 등의 리스크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대출 규제는 은행들로 하여금 전통적인 가계대출 중심에서 벗어나 사업 모델의 다각화를 강제하고 있습니다.
✅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과 미래 전망
은행들이 추진하고 있는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의 구체적 내용과 성공 가능성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첫째, 자산관리(WM)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고객들의 투자 니즈가 높아지면서 은행의 WM 사업 기회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는 높은 수수료 수익을 보장합니다. 예를 들어 100억원 자산을 관리하면서 연 1%의 수수료를 받으면 1억원의 안정적 수익이 발생합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은 WM 전용 센터를 확대하고 전문 인력을 대폭 충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과의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은 과제입니다.
둘째,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A 자문, IPO 주관, 구조화 금융,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은 단순한 대출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제공합니다. 대형 M&A 거래에서 자문 수수료만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IB 부문을 별도 자회사로 분사해 전문성을 강화했고, 우리은행도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는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하고, 글로벌 투자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셋째, 디지털 전환을 통한 운영 효율성 제고와 새로운 수익원 창출도 중요한 전략입니다. 모바일 뱅킹, 인터넷 뱅킹의 확산으로 영업점 운영비를 줄이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간편결제, 로보어드바이저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같은 디지털 은행의 성장을 보면서 기존 은행들도 디지털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변화가 은행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이자이익 확대는 단기적 수익성 개선뿐만 아니라 은행업의 장기적 생존을 위한 필수적 전환입니다.
4️⃣ 결론적으로
국내 은행들이 직면한 수익성 위기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금융업계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입니다. 저금리 기조와 대출 규제 강화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전통적인 예대마진 중심의 사업 모델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은 은행들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특히 요구불예금 같은 저비용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은행들에게 더욱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확대와 기업대출 강화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자산관리(WM) 사업과 기업금융(IB) 부문의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정체성 자체를 바꾸는 변화입니다. 단순히 돈을 빌려주고 받는 중개 역할에서 벗어나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업체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성공하는 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가 은행 고객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예금 금리는 더욱 낮아지고, 대출 심사는 더욱 까다로워질 것입니다. 반면 다양한 투자 상품과 금융 서비스는 더욱 풍부해질 것입니다. 고객들도 단순히 돈을 맡기고 빌리는 관계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정부와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 규제는 필요하지만, 이것이 은행의 경영 악화로 이어져 금융 시스템 전체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규제와 건전한 경쟁을 통해 은행들이 건전하게 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적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국 이번 은행 수익성 위기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입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은행들은 더욱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으로 발전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은행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고객들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목차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