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 가동률 추락
초보자를 위한 오늘의 경제 뉴스 | 2025.08.18
0️⃣ 롯데케미칼 64.4%, LG화학도 60%대로 하락…정부 새판짜기 속도전
📌 중국 과잉생산·내수부진 이중고로 한국 석화업계 직격탄, 세제혜택·정책금융 포함 대책 이달 중 발표
💬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상반기 가동률이 일제히 하락하며 업황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나프타 분해공정 가동률은 전년 동기 83.2%에서 64.4%로 18.8%포인트 급락했고,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도 60%대 수준에 그쳤다. 중국의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과 중국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석화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제 혜택과 정책금융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 쉽게 이해하기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이 큰 어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플라스틱 용기, 비닐봉지, 합성섬유 등을 만드는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산업인데, 최근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업계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먼저 '가동률'이 무엇인지 설명해보겠습니다. 가동률은 공장이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 대비 실제로 얼마나 돌리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0개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이 실제로는 70개만 만들고 있다면 가동률은 70%인 셈입니다.
보통 석유화학 공장은 가동률이 80% 이상은 되어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거대한 설비와 장치를 24시간 돌려야 하는 산업이라 고정비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재 국내 주요 업체들의 가동률이 60%대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때문입니다. 중국이 지난 몇 년간 석유화학 공장을 대규모로 늘려서 생산량이 폭증했는데, 정작 중국 내 수요는 경기 부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니 중국에서 만든 제품들이 저가로 전 세계 시장에 쏟아져 나오게 된 것입니다.
한국 석유화학 업체들은 이런 중국산 저가 제품과 경쟁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같은 제품을 만들어도 중국이 더 싸게 팔 수 있으니까요. 결국 주문이 줄어들면서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중동 국가들까지 석유화학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같은 나라들은 원유를 직접 생산하니까 원료비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이들이 대형 석유화학 공장을 지으면 한국은 원료비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나섰습니다. 단순히 가격 경쟁을 하기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 플라스틱 대신 자동차나 전자제품에 쓰이는 특수 소재,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같은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결국 한국 석유화학 산업은 '양에서 질로', '범용품에서 특수품으로' 바뀌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2️⃣ 경제 용어
📕 가동률
가동률은 공장이나 설비의 실제 생산량을 최대 생산 가능량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 석유화학 산업에서는 보통 80% 이상이어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가동률이 낮으면 고정비 부담이 커져 적자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 업계 전체의 가동률은 해당 산업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 나프타 분해공정(NCC)
나프타 분해공정은 석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고온으로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같은 기초 화학원료를 만드는 핵심 공정입니다.
- 석유화학 산업의 가장 상류 공정으로 모든 제품의 출발점이 됩니다.
-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24시간 연속 가동하는 장치산업의 특성을 가집니다.
- 가동률이 떨어지면 전체 석유화학 공급망에 영향을 미칩니다.
📕 공급 과잉
공급 과잉은 시장의 수요보다 생산량이 많아 제품이 남아도는 상황을 말합니다.
- 가격 하락과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집니다.
-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이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공급 과잉을 초래했습니다.
- 장기화되면 업계 전체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집니다.
📕 고부가가치 제품
고부가가치 제품은 같은 원료를 사용하더라도 기술과 품질을 더해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제품입니다.
- 범용 플라스틱 대신 자동차용 특수 소재, 반도체용 화학물질 등이 대표적입니다.
- 가격 경쟁보다는 기술 경쟁이 중요해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 한국 석유화학 업체들이 추구해야 할 미래 방향으로 여겨집니다.
3️⃣ 원리와 경제 전망
✅ 중국발 공급 과잉의 구조적 원인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 증설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첫째, 중국의 생산능력 확장이 전 세계 공급-수요 균형을 깨뜨렸습니다. 중국은 2020년부터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연이어 가동하면서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간 5,000만 톤 수준까지 늘렸습니다. 이는 한국 전체 생산능력(900만 톤)의 5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문제는 중국 내수 시장만으로는 이 물량을 소화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중국의 부동산 침체와 소비 둔화로 플라스틱, 합성섬유 등의 내수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중국 정부의 수출 장려 정책이 덤핑 수출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산 제품들이 생산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외에 판매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한국 업체들의 수출 기회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셋째, 기술 격차 축소로 중국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중국산 석유화학 제품의 품질이 한국산보다 떨어져 가격 차이를 상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업체들이 선진 기술을 도입하고 품질 관리를 강화하면서 한국 제품과의 격차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는 한국 업체들이 품질 우위로 프리미엄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중국발 공급 과잉은 단기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한국 업체들의 전략적 대응이 시급합니다.
✅ 중동 진출과 원료비 경쟁력 격차
중동 국가들의 석유화학 산업 진출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첫째, 중동의 원료비 우위는 구조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자체 생산하면서 동시에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통합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들의 원료비는 한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한국 업체들이 시장에서 나프타를 구매해야 하는 반면, 중동 업체들은 거의 원가 수준으로 원료를 확보할 수 있어 톤당 200-300달러의 비용 우위를 가집니다.
둘째, 중동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공급능력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SABIC, UAE의 ADNOC 등은 수십조원 규모의 신규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들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글로벌 공급 과잉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들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수출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한국 업체들의 주력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셋째, 중동의 국가 차원 지원으로 장기 경쟁이 불리해지고 있습니다. 중동 국가들은 석유화학 산업을 탈석유 경제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토지 제공, 세제 혜택,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민간 기업 주도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처해 있습니다.
중동 진출로 인한 원료비 격차는 한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사업 모델 전환을 더욱 절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 정부 대책과 업계 전망
정부가 준비 중인 대책의 구체적 내용과 실효성을 평가해보겠습니다.
첫째,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을 위한 세제 지원이 핵심입니다. 정부는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전기차 배터리 소재, 반도체용 특수 화학물질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나서는 기업들에게 연구개발(R&D)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투자세액공제도 신설할 계획입니다. 또한 기존 범용 제품 생산라인을 특수 제품 라인으로 전환하는 설비투자에 대해서도 특별 감가상각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입니다.
둘째, 정책금융을 통한 구조조정 지원도 강화됩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통해 석유화학 업체들의 설비 현대화와 사업 다각화를 위한 장기 저리 자금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특히 수익성이 떨어지는 범용 제품 라인은 과감히 정리하고,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자금 지원도 확대해 동남아시아,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개척을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셋째, 산업 생태계 전체의 혁신을 위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단순히 개별 기업 지원을 넘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단지별 특화 전략을 수립해 여수는 바이오화학, 울산은 첨단소재, 대산은 순환경제에 집중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대학과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핵심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중소 협력업체들의 동반 성장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석유화학 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정부 대책의 성공 여부는 업계의 적극적 참여와 신속한 실행력에 달려 있습니다.
4️⃣ 결론적으로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가동률 급락은 단순한 경기 변동을 넘어선 구조적 위기의 신호입니다. 중국의 대규모 공급 과잉과 중동의 원료비 우위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한국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근본적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현재의 어려움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예정이고, 중동 국가들의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공급 과잉이 장기화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중국 경기 회복 지연으로 수요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절망적이지는 않습니다. 한국 석유화학 업체들은 여전히 기술력과 품질 관리 면에서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강점을 살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입니다. 범용 플라스틱 대신 자동차용 특수 소재, 일반 화학제품 대신 반도체용 초고순도 물질, 기존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바이오 소재로 사업 영역을 옮겨야 합니다.
정부가 발표 예정인 지원 대책도 이런 방향성에 부합합니다. 세제 혜택과 정책금융을 통해 기업들의 구조 전환을 돕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이런 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와 과감한 투자 결단이 필요합니다.
석유화학 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기초이자 수출의 핵심 축입니다. 이 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거듭나느냐는 한국 경제 전체의 미래와도 직결됩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단순히 버텨내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기회로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결국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미래는 '양에서 질로', '규모에서 기술로', '범용품에서 특수품으로'의 전환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 위기가 그런 전환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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