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늘었는데 이자도 못 갚는 기업 사상 최대
초보자를 위한 오늘의 경제 뉴스 | 2025.10.30
0️⃣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42.8%, 중소기업 수익성 악화
📌 반도체 호조로 대기업은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은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취약 구조 심화
💬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202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전체 비금융 영리법인 96만여 개 중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 늘고 영업이익률도 4.6%로 개선됐다. 그러나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2.8%로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이는 기업 10곳 중 4곳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대기업 실적은 크게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은 수익성이 오히려 하락하면서 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내수 부진으로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업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1️⃣ 쉽게 이해하기
겉으로 보기에는 기업 실적이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벌어들인 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기업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표면적인 수치보다 실질적인 재무 건전성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먼저 '이자보상비율'이 무엇인지 설명해보겠습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억원이고 이자비용이 5억원이라면, 이자보상비율은 200%입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2배나 갚을 수 있다는 뜻이죠.
반대로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더 크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영업이익이 5억원인데 이자비용이 7억원이라면 이자보상비율은 약 71%가 됩니다. 이런 기업은 본업으로 번 돈으로는 이자도 다 갚지 못하고, 다른 자산을 팔거나 추가로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2024년 통계를 보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42.8%나 됩니다. 이는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과거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0년에도 35%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나쁜 상황입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4.6%로 전년(4.4%)보다 개선됐습니다. 그런데 왜 이자를 못 갚는 기업이 늘어난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상승입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은행이 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급증했습니다. 예를 들어 100억원을 빌린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금리가 2%일 때는 연간 이자가 2억원이지만, 금리가 4%로 오르면 이자가 4억원으로 2배가 됩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조금 늘어도, 이자비용 증가폭이 더 크면 결국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집니다.
또 다른 문제는 산업 간 양극화입니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이들 기업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죠.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내수 시장이 부진하고, 원자재 가격은 높게 유지되면서 중소기업들은 이익을 내기 어려워졌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A라는 중소 제조업체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회사의 연매출이 50억원이고 영업이익이 2억원입니다. 영업이익률은 4%로 전체 평균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사업 확장을 위해 과거에 40억원을 대출받았고, 금리가 5%라면 연간 이자비용이 2억원입니다. 결국 영업이익 전부를 이자 갚는 데 써야 하고, 실제로 회사에 남는 순이익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가 됩니다.
이런 기업들이 늘어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단기적으로는 계속 영업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우 위험합니다.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거나, 매출이 조금만 줄어도 바로 적자로 전환됩니다. 추가 투자를 할 여력도 없고, 새로운 대출을 받기도 어려워집니다. 결국 경기가 더 나빠지거나 금리가 더 오르면 부도 위험에 직면하게 됩니다.
결국 이번 통계는 '숫자상 실적'과 '실제 재무 건전성'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이 개선되더라도, 부채가 많고 이자 부담이 크면 기업의 실질적 건강도는 오히려 나빠질 수 있습니다.
2️⃣ 경제 용어
📕 이자보상비율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 계산식은 '영업이익 ÷ 이자비용 × 100'으로, 100%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충분히 갚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다 갚지 못한다는 뜻으로, 재무 건전성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 이자보상비율이 낮을수록 부도 위험이 높아지며, 장기적으로 사업 지속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 영업이익률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로, 기업의 본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입니다.
- 계산식은 '영업이익 ÷ 매출액 × 100'으로, 높을수록 기업이 효율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2024년 국내 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4.6%로, 전년(4.4%) 대비 소폭 개선됐습니다.
- 다만 영업이익률이 좋아도 부채가 많으면 순이익은 적을 수 있어, 다른 지표와 함께 봐야 합니다.
📕 부채비율
부채비율은 기업의 총자산 중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로, 재무 안정성을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 계산식은 '총부채 ÷ 총자산 × 100'으로, 낮을수록 재무구조가 건전하다는 의미입니다.
- 일반적으로 100% 이하면 안정적, 200% 이상이면 위험한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은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이 급증해 재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큽니다.
📕 산업 양극화
산업 양극화는 특정 산업이나 대기업은 호황인 반면, 다른 산업이나 중소기업은 불황인 현상을 말합니다.
- 2024년에는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대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내수 중심 중소기업은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 이런 양극화는 경제 전체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중소기업의 구조조정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정책적으로 중소기업 지원과 산업 구조 개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3️⃣ 원리와 경제 전망
✅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
금리 상승이 기업 재무에 미친 구조적 영향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첫째,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급증했습니다. 한국은행이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올렸습니다. 이는 3%포인트 인상으로, 역사상 가장 가파른 금리 인상 사이클이었습니다. 기업들이 받는 대출금리도 함께 올라 이자 부담이 2-3배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둘째, 중소기업일수록 금리 부담이 더 큽니다.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신용도가 낮아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습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연 4%의 금리로 대출받는다면, 중소기업은 6-7%의 금리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금액을 빌려도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50% 이상 더 큰 셈입니다. 이런 구조적 불리함이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비율 악화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셋째, 부채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타격이 컸습니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대출을 많이 받았던 기업들이 이번 금리 인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이나 설비에 투자한 기업들은 매출이 바로 늘어나지 않는데 이자비용만 급증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24년 통계에서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이 급증한 것은 바로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구조적으로 커졌고, 특히 중소기업과 부채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수익성이 악화된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반도체 업황 회복의 수혜가 일부 대기업에 집중됐습니다. 2024년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특히 AI용 고성능 메모리(HBM) 수요 급증으로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30% 수준으로 올라갔지만, 이런 혜택은 일부 대기업에만 국한됐습니다. 반도체 부품이나 장비를 공급하는 중소협력사들도 일부 혜택을 봤지만, 전체 중소기업 중에서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둘째, 내수 부진이 중소기업을 직격했습니다. 대기업은 주로 수출 중심으로 사업하지만, 중소기업은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2024년 국내 소비가 부진하면서 음식료, 유통, 건설, 서비스업 등 내수 중심 업종의 매출이 정체되거나 감소했습니다. 특히 고금리로 인한 소비 위축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중소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대기업은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셋째, 원가 부담이 중소기업에게 더 가혹했습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는 계속 올랐는데,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이나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분을 전가하기 어려웠습니다. 대기업과의 납품 계약에서 협상력이 약해 단가 인상을 요구하기 힘들고, 소비자 대상 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가격을 올리면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길 위험이 큽니다. 결국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입니다.
반도체 중심의 회복은 일부 대기업에만 혜택을 주었고, 내수 의존적이고 협상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 기업 부도 위험과 금융 시스템 영향
이자보상비율 악화가 향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전망해보겠습니다.
첫째, 한계기업 증가로 구조조정 압력이 커질 것입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상당수는 이른바 '좀비기업' 또는 '한계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는 생존하기 어렵고, 추가 대출이나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만약 경기가 더 나빠지거나 금리가 추가로 오른다면,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부도 위기에 직면할 것입니다. 실제로 2024년 하반기 들어 중소기업 부도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둘째, 은행권의 부실채권 증가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기업들이 대출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부실채권으로 분류됩니다. 이자보상비율이 낮은 기업에 대한 대출이 많을수록 은행의 건전성도 나빠집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이나 저축은행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만약 대규모 기업 부도 사태가 발생하면 금융위기로 번질 수도 있어, 금융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셋째, 고용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재무 상황이 어려운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도 해고하게 됩니다. 또한 새로운 설비 투자나 연구개발도 축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전체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특히 중소기업이 한국 전체 고용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소기업 부실은 실업 증가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전체에 악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자보상비율 악화는 단순히 기업 개별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체와 거시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위험 요인입니다.
4️⃣ 결론적으로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는 표면적인 실적 개선 뒤에 숨겨진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이 42.8%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은, 고금리 장기화와 산업 양극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중소기업의 수익성 악화입니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일부 대기업은 호황을 누렸지만, 내수 의존도가 높고 협상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양극화 구조가 지속되면 한국 경제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고, 중산층 기반이 약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정책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이 시급합니다. 예를 들어 정책금융을 통한 저리 대출 확대, 이자 상환 유예,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지원책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금리 인하를 통해 전반적인 이자 부담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채 구조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단기 차입에 의존하기보다는 장기 차입이나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높여야 합니다. 또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구조조정, 원가 절감,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의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결국 숫자상의 실적보다 실질적인 현금흐름과 부채 상환 능력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정부, 금융권, 기업이 함께 노력해 한계기업 증가를 막고,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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