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도 여전히 높은 관세
초보자를 위한 오늘의 경제 뉴스 | 2025.11.04
0️⃣ 내년 경상흑자 축소 불가피, 환율 상승 압력 우려
📌 올해 사상 최대 흑자 예상되지만, 고율 관세와 밀어내기 수출 반동으로 내년 감소 전망
💬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에는 고율 관세 지속과 밀어내기 수출 반동으로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지만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진 것에 불과하고, 철강(50%), 알루미늄(50%), 반도체(25%) 등 주요 산업의 관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관세 시행 전 밀어내기 수출과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수출이 크게 늘었지만, 내년부터는 이런 일회성 효과가 사라지고 고관세 부담이 본격화되면서 경상흑자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상흑자 축소는 달러 유입 감소로 이어져 원화 약세와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 쉽게 이해하기
올해는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 시행 전에 물량을 앞당긴 '밀어내기 수출'과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이런 일회성 효과가 사라지고 높은 관세 부담이 본격화되면서 흑자가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먼저 경상수지가 무엇인지 설명해보겠습니다. 경상수지는 한 나라가 외국과 물건을 사고팔고, 서비스를 주고받고, 투자로 이익을 얻는 등 모든 거래의 결과를 합친 것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에서 해외에 지불한 돈을 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흑자가 크다는 것은 우리가 해외에서 번 돈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경상수지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밀어내기 수출' 때문입니다. 미국이 올해 초부터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하자, 많은 기업들이 관세가 시행되기 전에 물량을 최대한 많이 수출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들은 관세가 붙기 전에 미리 차를 더 많이 보냈고, 철강 회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치 할인 행사가 끝나기 전에 물건을 미리 사두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둘째는 반도체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챗GPT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AI를 돌리는 데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올해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내년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관세가 여전히 높다는 점입니다. 한미 협상이 타결됐다고는 하지만,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진 것에 불과합니다. 과거에는 자동차 관세가 2.5%였는데, 지금은 그보다 6배나 높은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3,000만원짜리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면 450만원의 관세를 내야 하는데, 이는 과거 75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큰 부담입니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50%의 높은 관세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서, 1억원어치 철강을 수출하면 5,000만원의 관세를 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서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한국산 제품이 너무 비싸지기 때문에 다른 나라 제품을 사거나 미국 내에서 생산하려고 할 것입니다.
또한 올해의 밀어내기 수출은 일회성입니다. 이미 올해 물량을 많이 보냈기 때문에, 내년에는 자연스럽게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연말 세일 때 1년치를 미리 사두면 다음 해에는 살 게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흑자가 크다는 것은 해외에서 달러가 많이 들어온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흑자가 줄면 들어오는 달러가 줄어들고,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귀해집니다. 달러가 귀해지면 달러 가격, 즉 환율이 오릅니다. 환율이 오르면 우리가 수입하는 석유, 가스, 원자재 등의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올해의 호황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고, 내년부터는 고관세 부담과 수출 감소로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입니다.
2️⃣ 경제 용어
📕 경상수지
경상수지는 한 나라가 일정 기간 동안 해외와 상품, 서비스, 투자수익 등을 주고받은 결과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 상품수지(수출-수입),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를 모두 합한 것입니다.
- 흑자는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지출한 돈보다 많다는 의미로, 외환보유액 증가로 이어집니다.
- 경상수지가 크게 줄어들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감소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집니다.
📕 밀어내기 수출
밀어내기 수출은 관세 인상이나 무역 규제 시행 전에 수출 물량을 앞당겨 보내는 전략입니다.
- 기업들이 불리한 무역 환경이 오기 전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수출하려는 현상입니다.
- 단기적으로는 수출이 급증하지만, 이후에는 반동으로 수출이 급감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 올해 한국 기업들이 미국 고율 관세 시행 전에 대규모 밀어내기 수출을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 관세
관세는 국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나 무역 균형 조정을 목적으로 합니다.
- 관세율이 높을수록 수입품 가격이 올라 자국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 하지만 수출국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감소하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15%, 철강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 환율
환율은 한 나라 화폐와 다른 나라 화폐의 교환 비율을 나타냅니다.
-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이라면 1달러를 사는 데 1,400원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 달러 유입이 감소하면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할 수 있습니다.
-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집니다.
3️⃣ 원리와 경제 전망
✅ 올해 경상흑자 급증의 배경
올해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게 된 구조적 요인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첫째, 밀어내기 수출이 수출 급증의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미국이 올해 초부터 단계적으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예고하자, 한국 기업들은 관세가 붙기 전에 물량을 최대한 앞당겨 수출했습니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1-3분기 미국 수출이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미국향 철강 수출을 대폭 늘렸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수요 증가가 아니라 관세 회피를 위한 일회성 물량 증가였기 때문에, 내년에는 반대로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AI 반도체 수요 폭증이 반도체 수출을 견인했습니다.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엔비디아 AI 칩에 독점 공급되면서 매출이 급증했고, 삼성전자도 HBM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수혜를 받았습니다. 올해 반도체 수출은 누적 1,50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셋째, 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수입액 증가세가 둔화됐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수준에서 안정되고,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도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에너지 수입 부담이 줄었습니다. 한국은 에너지와 원자재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들 가격이 안정되면 수입액이 줄어들고 경상수지가 개선됩니다. 올해는 수출은 크게 늘고 수입은 완만하게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밀어내기 수출, AI 반도체 호황, 원자재 가격 안정이라는 세 가지 호재가 겹치면서 올해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내년 경상흑자 축소 불가피한 이유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고율 관세가 본격적으로 수출을 억제할 것입니다. 올해는 관세 시행 전에 물량을 앞당겨 보내서 일시적으로 수출이 증가했지만, 내년부터는 높은 관세가 본격적으로 수출을 막는 장벽이 됩니다. 자동차 15% 관세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한국차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3만달러짜리 자동차가 관세 포함 3만4,500달러가 되면 일본차나 미국차와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해집니다. 철강(50%), 알루미늄(50%), 반도체(25%) 관세도 해당 분야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입니다.
둘째, 밀어내기 수출의 반동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올해 미리 보낸 물량 때문에 내년 수출 수요가 선반영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수입업체들이 올해 1년치 재고를 미리 쌓아뒀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추가 주문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밀어내기 수출 이후에는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수출이 급감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2018년 미중 무역분쟁 당시 중국이 미국 대두를 대량 선구매한 후 1년간 수입이 거의 중단됐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셋째,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반적인 수출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경제는 고금리와 재정 적자 확대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유럽은 제조업 침체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중국도 부동산 위기와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요 수출 시장의 경기가 동시에 나빠지면 한국의 수출도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자동차, 기계, 화학 같은 경기 민감 업종의 수출 감소가 우려됩니다.
고율 관세 본격화, 밀어내기 수출 반동,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세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내년 경상흑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 경상흑자 축소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첫째,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것입니다. 경상수지 흑자가 크다는 것은 해외에서 달러가 많이 유입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흑자가 줄면 달러 공급이 감소하고,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귀해지면서 환율이 오릅니다. 과거 2018년 경상흑자가 급감했을 때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에서 1,200원대로 급등했습니다. 만약 내년 경상흑자가 크게 줄어든다면 환율은 1,450원을 넘어 1,500원대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둘째,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한국은 원유, 천연가스, 석탄, 곡물 등 대부분의 필수품을 수입에 의존합니다. 환율이 10% 오르면 수입 물가도 대략 10% 상승합니다. 이는 기름값, 가스비,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결국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을 높입니다.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커지는데, 이는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늘려 경제 전반에 부담이 됩니다.
셋째, 외환보유액 감소로 대외 신인도가 약화될 수 있습니다. 경상흑자가 줄면 외환보유액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오히려 감소할 수 있습니다. 외환보유액은 국가의 대외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이것이 줄어들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해외 차입 비용이 올라가고,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경상흑자 축소는 환율 상승, 물가 상승, 대외 신인도 약화로 이어지는 연쇄 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4️⃣ 결론적으로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밀어내기 수출과 AI 반도체 특수라는 일시적 요인에 크게 의존한 결과입니다. 내년부터는 고율 관세가 본격화되고 밀어내기 수출의 반동이 나타나면서 흑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 불가피합니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다고는 하지만, 자동차 15%, 철강 50%, 알루미늄 50%, 반도체 25%의 높은 관세가 유지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수출 부담은 여전히 큽니다. 특히 과거 2.5%였던 자동차 관세가 15%로 6배나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협상 타결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의 호황은 기업들이 관세 시행 전에 물량을 앞당겨 보낸 결과이며, 이는 내년 수출을 선반영한 것에 불과합니다. 마치 신용카드로 미래 소비를 앞당긴 것과 같아서, 올해 많이 팔았으니 내년에는 팔 게 없어지는 상황이 됩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 수출 감소폭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경상흑자 축소는 단순한 통계 수치 변화가 아니라 실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달러 유입이 줄면 환율이 오르고,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며, 물가가 오르면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집니다. 이는 가계와 기업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악순환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수출 시장과 품목 다변화입니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같은 신흥시장 개척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범용 제품보다는 고부가가치 기술 제품 비중을 높여 가격 경쟁력이 아닌 기술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정부도 환율 안정화와 외환시장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경상흑자가 급감하면 외환보유액 감소나 환율 급등 같은 충격이 올 수 있으므로, 선제적인 외환시장 개입과 외화 유동성 관리가 필요합니다.
결국 올해의 경상수지 호황에 안주하지 말고, 내년 예상되는 악화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적 전환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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