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환율 직격탄
초보자를 위한 오늘의 경제 뉴스 | 2025.11.22
0️⃣ 정유·항공업계 "팔아도 남는 게 없다" 환차손 급증
📌 달러 결제 구조에 1470원대 환율…SK이노 순이익 1500억 감소 전망
💬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돌파하면서 정유와 항공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 산업은 원유,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등 핵심 비용을 모두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라 환율 상승이 곧 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SK이노베이션은 환율이 10% 오를 때 순이익이 1500억원 이상 줄어든다고 밝혔으며,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도 9개월 만에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섰다. 항공업계 역시 여객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달러 표시 고정비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들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환차손까지 떠안으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환율이 1500원을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업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1️⃣ 쉽게 이해하기
환율이 오르면 우리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정유회사와 항공사는 사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훨씬 더 많은 원화를 내야 합니다.
먼저 정유업계의 상황을 살펴볼까요? 정유회사들은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후 휘발유와 경유를 만들어 팝니다. 문제는 이 원유를 살 때 달러로 돈을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원유 100만 배럴을 사려고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배럴당 80달러라면 총 8000만 달러가 필요합니다. 환율이 1400원일 때는 1120억원이면 되지만, 환율이 1470원으로 오르면 1176억원이 필요합니다. 56억원을 더 내야 하는 것이죠. 이게 환차손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환율이 10% 오르면 순이익이 1500억원 이상 줄어든다"고 밝혔습니다. 10%라면 1400원에서 1540원으로 오르는 경우를 말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은 그대로인데 원가만 1500억원 늘어나니, 그만큼 이익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런 비용 증가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실제로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주유소에서 5만원을 넣어도 예전보다 적게 들어가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정유회사들이 할 수 있는 대응은 제한적입니다. 국제 유가가 내려가면 그나마 숨통이 트이지만, 유가는 정유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입니다. 환율 헤지를 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비용이 들고 100%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한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항공업계의 사정은 더욱 복잡합니다. 항공사들은 세 가지 큰 달러 비용을 안고 있습니다.
첫째, 항공기 리스료입니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비행기를 직접 소유하지 않고 리스(임대)해서 사용합니다. 이 리스료를 달러로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이 보잉 787 한 대를 월 100만 달러에 리스한다고 가정해봅시다. 환율이 1400원일 때는 월 14억원이지만, 1470원이 되면 14억 7000만원이 됩니다. 한 대당 월 7000만원씩 늘어나는 것이죠. 항공사가 보유한 비행기가 수십 대에서 수백 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부담이 엄청납니다.
둘째, 유류비입니다. 항공유도 달러로 구매합니다. 비행기는 연료를 엄청나게 많이 먹습니다. 서울에서 뉴욕까지 가는 보잉 777 한 대가 쓰는 항공유는 약 10만 리터인데, 이 비용도 환율이 오르면 함께 올라갑니다.
셋째, 해외 공항 사용료와 각종 수수료입니다. 외국 공항에 착륙하고, 주차하고, 탑승교를 사용하는 모든 비용이 달러로 청구됩니다.
문제는 이런 비용들이 '고정비'라는 점입니다. 고정비란 승객이 많든 적든 반드시 나가는 비용을 말합니다. 비행기를 띄우는 순간 이미 수억원의 비용이 확정되는 것이죠.
최근 항공 수요가 늘어나 여객 수는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에 대한 욕구가 폭발하면서 비행기 좌석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환율로 인한 비용 증가가 매출 증가를 상쇄하면서,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어려움이 큽니다. 이들은 가격 경쟁이 치열해 항공권 가격을 쉽게 올리기 어렵습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항공사(FSC)는 프리미엄 좌석이나 마일리지 프로그램 등으로 부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LCC는 그런 여력이 부족합니다. 결국 환차손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더 큰 우려는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에 환율이 1500원을 넘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유와 항공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이라 정부가 마음대로 조정하기 어렵습니다. 외환시장 개입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있습니다. 결국 기업들이 스스로 환위험을 관리하면서 버티는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고환율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줍니다. 정유와 항공업계가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이들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물가 상승과도 직결됩니다.
2️⃣ 경제 용어
📕 환차손
환차손은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의미합니다.
- 달러로 빚을 지거나 물건을 사야 하는 경우, 환율이 오르면 같은 달러를 갚거나 사기 위해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해 손실이 발생합니다.
- 정유·항공업계처럼 달러 결제가 많은 산업은 환율 상승 시 환차손이 크게 늘어납니다.
- 반대로 환율이 내려가면 환차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환율 헤지
환율 헤지는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금융 전략입니다.
- 선물환 거래나 통화옵션 같은 파생상품을 이용해 미래 환율을 미리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 예를 들어 3개월 후 100만 달러가 필요한 기업이 지금 환율로 미리 계약을 맺으면, 환율이 올라도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 하지만 헤지에도 비용이 들고, 반대로 환율이 내려가면 헤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고정비
고정비는 매출이나 생산량에 관계없이 항상 발생하는 비용입니다.
- 항공사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공항 사용료, 정비비 등이 고정비에 해당합니다.
- 승객이 많든 적든 비행기를 띄우는 순간 이런 비용은 무조건 발생합니다.
- 고정비 비중이 높은 산업은 환율이나 유가 같은 외부 변수에 취약합니다.
📕 저비용항공사 (LCC)
저비용항공사는 기본 서비스만 제공하며 운영 효율을 극대화해 저렴한 항공권을 파는 항공사입니다.
-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이 대표적인 한국의 LCC입니다.
- 기내식이나 수하물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좌석 간격을 줄여 비용을 절감합니다.
- 가격 경쟁이 치열해 항공권 가격을 올리기 어렵고, 환율 상승 시 타격이 큽니다.
3️⃣ 원리와 경제 전망
✅ 환율 상승이 수입 산업에 미치는 영향
환율 상승은 수입 원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려 수익성을 악화시킵니다.
첫째,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산업일수록 타격이 큽니다. 정유업계는 원유 수입의 100%를, 항공업계는 리스료·유류비·공항 사용료 등 핵심 비용의 70~80%를 달러로 결제합니다. 환율이 10% 오르면 이들 비용도 거의 10% 증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밝힌 1500억원의 순이익 감소는 과장이 아닌 현실적인 추정입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때 환율이 1500원을 넘었을 때도 정유·항공사들이 큰 손실을 입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둘째, 가격 전가 능력에 따라 업계별 영향이 다릅니다. 정유사는 유가가 오르면 주유소 가격을 올릴 수 있지만, 시차가 있고 소비자 반발도 고려해야 합니다. 항공사는 더 어렵습니다. 대형항공사는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 같은 프리미엄 상품으로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지만, 저비용항공사는 이런 선택지가 없습니다. 이미 가격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항공권 가격을 올리면 승객이 다른 항공사로 옮겨가 버립니다. 결국 비용 증가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셋째, 장기화될 경우 산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환율이 1~2개월이 아니라 1~2년 지속되면, 수익성이 낮은 기업들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많은 항공사와 정유사들이 구조조정을 겪었던 것처럼, 환율 충격은 단기 실적 악화를 넘어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환율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이지만, 그 영향은 기업 생존을 좌우할 만큼 강력합니다.
✅ 헤지 전략의 한계와 필요성
환율 위험을 관리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헤지이지만, 완벽한 해법은 아닙니다.
첫째, 헤지에는 비용이 듭니다. 선물환이나 통화옵션을 이용하면 미래 환율을 미리 고정할 수 있지만, 이런 상품을 사는 데 수수료와 프리미엄을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3개월 후 1억 달러가 필요한 항공사가 선물환으로 1400원에 환율을 고정한다면, 여기에 추가로 1~2%의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이 비용이 적지 않아서 헤지를 100% 하기보다는 50~70% 정도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헤지는 양날의 검입니다.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헤지를 했는데 실제로는 내려가면, 헤지 손실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1400원에 고정했는데 실제 환율이 1350원으로 내려가면, 시장에서 1350원에 살 수 있는 달러를 1400원에 사는 셈이 되어 50원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런 위험 때문에 기업들이 헤지 비율을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의사결정입니다.
셋째, 장기 헤지는 더욱 어렵습니다. 1~3개월 선물환은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1~2년 장기 헤지는 시장이 작고 비용도 훨씬 높습니다. 하지만 항공기 리스는 10년 이상 장기 계약인 경우가 많아, 헤지로 완전히 대응하기 불가능합니다. 결국 환율 변동을 어느 정도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헤지는 중요한 리스크 관리 도구이지만, 비용과 한계를 고려해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고환율 시대의 물가 파급 효과
정유·항공업계의 비용 증가는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첫째,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이 직접적 영향을 줍니다. 서울 지역 휘발유가 리터당 1800원을 넘은 것은 소비자들에게 즉각적인 부담입니다. 자가용을 운전하는 사람들은 주유비가 늘어나고, 택시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요금도 오를 수 있습니다. 또한 물류비가 증가하면 모든 상품의 운송비가 올라가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집니다.
둘째, 항공료 인상은 여행 경비를 늘립니다. 항공사들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결국 항공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명절이나 휴가철 같은 성수기에는 가격 인상 폭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여행 수요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셋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휘발유와 항공권 같은 핵심 품목의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이런 인식이 퍼지면 실제로 다른 상품들의 가격도 오르는 인플레이션 스파이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고착화입니다.
고환율은 단순히 기업 실적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 안정과 소비자 후생에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4️⃣ 결론적으로
원·달러 환율 1470원 돌파는 정유와 항공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 산업은 핵심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라 환율 상승이 곧 수익성 악화로 직결됩니다.
SK이노베이션이 밝힌 "환율 10% 상승 시 순이익 1500억원 감소"라는 전망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실제로 원유 수입비용이 늘어나면서 휘발유 가격이 9개월 만에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섰고, 이는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의 상황은 더욱 복잡합니다. 여객 수요는 늘었지만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공항 사용료 같은 달러 표시 고정비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되는 역설적 상황입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들은 가격 경쟁이 치열해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려워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에 1500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유·항공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이는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 급등을 막으려 하지만, 시장의 힘이 워낙 강해 한계가 있습니다. 기업들은 환율 헤지 같은 리스크 관리 전략을 강화해야 하지만, 헤지에도 비용과 한계가 있어 완벽한 해법은 아닙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 변동에 덜 취약한 경제 체질을 만드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원화 결제 비중을 늘리며,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에 힘써야 하고, 소비자들도 에너지 절약과 합리적 소비로 물가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고환율 시대는 단순히 환율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소비자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제 변수입니다.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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